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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7일
3 장마 #
영화촬영이 끝난지 한 달쯤 시간이 흘렀다. 가끔 들르던 도어즈에서는 그녀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었다. 후시녹음 때 다시 볼 수 있을 걸 기대했었지만 다행히 후시가 필요없을 것 같다며 감독에게서 연락이 온 다음에는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폭우에다 태풍까지 겹친 어느 해처럼 비가 많이 오진 않았지만 장마가 시작됐다. 창문을 통해 비오는 야경으로 보고 있으려니 술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동빈이에게 전화 했다. "여보세요." "동빈아. 나야." "웬일이냐 이 시간에?" "비오는 데, 동동주에 파전 어떠냐? 내가 살께." "동동주에 파전이라........ 것도 나쁘진 않다만, 그러지 말구 너두 이리로 와." "어디?" "왜 전에 봤던 우리과 친구들 있잖아. 그 친구들이랑 지금 1차 끝내고 홍대앞클럽으로 가는 중이거든. 너 지금 집이니?" "응" "그럼 도착하는 시간도 얼추 맞아 떨어지겠네." "어때? 홍대로 나올래?" "좋아. 전에 그 클럽로 가면 되는 거야?" "그래 도착하면 전화해. 알지? 전화 안받으면 먼저 들어가 있는거?" "알았어." 입구에 도착해서 동빈이에게 전화하니 받지 않았다. 일렉기타의 굉음과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클럽안은 뜨거워져 있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두리번 거리고 있는 데 눈에 띄는 얼굴이 있었다. 그녀였다. 사람이 많기도 하거니와 워낙에 시끄러운 곳이다보니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몇 번이나 소리치듯 말해야했다. 밴드의 연주가 끝나고 다음밴드가 준비하는 동안 그녀와 나는 밖으로 빠져 나왔다. 밖은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여기 자주오세요?" "가끔이요" 그녀는 연주내내 뛰어서인지 소금기가 느껴질 정도로 땀에 젖어있었고,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다. 나는 우산을 고쳐들며 그녀에게 말했다. "좀 의외네요. 이런 데 안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제가 이미지 관리를 잘했나봐요. 저 클럽 좋아해요." 그녀는 '도어즈'에서와 영화촬영 때와는 사뭇 달랐다. 클럽 안쪽에서 다시 음악이 울려나오자 어깨들 살짝 들썩이며 마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양 입가에 웃음을 달고 있었다. 그 때 뒤이어 나온 그녀의 친구가 그만 가자는 듯 손짓을 했다. "저... 친구랑 이만 가봐야할 거 같아요. 자 여기 제 명함이요. 내일 전화하세요." "네?....네" 명함을 손에 쥐어준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친구의 우산으로 뛰어들어갔다. 왜 전화하라고 한 것일까? 생각하면서 잠시 동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일행을 찾으러 클럽으로 돌아갔다. 그녀에게 명함을 받은 때부터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왜 그녀가 전화하라고 했을까? 망설이다가 다음 날 오후 늦게서야 그녀에게 전화했다. 신호만 계속 울리다가 음성메시지로 넘어갔다. 한두 번 더 해보다가 문자로 어제 잘들어갔냐고 남겼지만 답이 없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를 보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헌터D씨와, 까르페디엠씨의 작업+수정) [헌터D씨의 개인 위키 http://ost25.cafe24.com/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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