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이전 블로그
이글루 링크
최근 등록된 덧글
업무 때문에 잠시 올렸..
by Roman at 11/02 음, 잠보니틱스님의 링.. by Roman at 07/11 음. 그렇다구요. ^^; by Roman at 03/21 :D by 안용열 at 03/20 종욱씨두 멋쟁이: ) by Roman at 12/17 :-) 멋쟁이 로만씨, .. by 쫑욱 at 12/15 감사합니다. by Roman at 12/08 링크 신고합니닷! by 커널0 at 12/08 아, 감사합니다. 그냥... by Roman at 12/07 전화박스나 회전문만 있.. by chatmate at 12/06 |
2005년 12월 30일
4.5 스파게티 #
블랙커피를 3-4잔정도 연거푸 마시고, 마리화나의 냄새라도 지우려든 듯 그녀는 나에게 Hogo Woman 향수를 말 그대로 떡칠을 하듯이 뿌려대었다. Stoned되었다라고 하는 상태는 생각보다 오래가서, 아직 기분이 묘한 상태였다. 눈 앞에 움직이는 풍경과 화면, 들리는 소리의 감각은 이전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마리화나를 피운 탓인지 배가 몹시 고파왔고, 현금 인출기를 찾아서 가게를 나와 혜화로 쪽으로 다시 내려왔다. 아마도, 같은 풍경은 다른 동네의 어느 골목길 끝에서나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이었다. "밥은 내가 살께" "그래? 그럼 뭘 먹을지 고민 좀 해봐야겠는 걸..." 갖고 있는 한달치 용돈의 1/3가량을 인출했다. 들어간 곳은 스파게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보통은 한가지 스파게티를 시켜서 두명이 나누어 먹는 것이 이 스파게티 전문점이었지만, 처음에는 우리는 각각 한가지씩의 스파게티를 시켰다. 그녀가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지 않아서, 내가 3인분을 먹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전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한번도 멈추는 일 없이 스파게티를 위장속으로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그리고 화이트 소스의 스파게티를 나폴리식과 베네치아식으로 두종류 시켰고, 결국에는 계산상 내 지갑에는 차비조차 남지 않을 지경이 되었다. "이게 음식을 평소에 반씩밖에 먹지 않았던 이유였어?" "마리화나를 피고난 뒤에는 난 항상 보통 사람의 3-4배씩 음식을 먹게돼, 그다지 예쁜 몸매는 아니더라도, 이 몸매를 유지하려면 평소에는 거식증에 가까울 정도로 음식을 자제해야만 해." 그녀는 그녀의 몸을 한 번 내려다 본 후 말했다. "덕분에서인지, 이런 모습을 본 다음에 나를 좋아한다거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남자들은 거의 보지 못했어." "내가 별종일까?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스카프에 양념이 튄거 같은데?" 그 한마디에 그녀의 얼굴은 눈에 띄게 창백해졌고, 스카프를 들고 식당의 주방으로 뛰어갔다. 주방용 세제를 받아서, 하얀 행주에 바르고, 그녀는 샤넬의 난해한 무늬를 더욱더 난해하게 구기고 있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올왔을 때, 그 세제의 냄새가 그녀가 풍기는 모든 향수를 일거에 사라지게 만들고 있음을 알았다. "크리닝을 해서 세탁해야 하는 거 아니니?" "그럴 시간이 없어." "왜?" "난 수입품 코너에서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어, 반품당담이야." "물건을 쓸 수 있는 시간은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란 얘기군" "응" "그 일이 즐겁니?" "일이 즐거울리가 있어? 이럴 수 있기 때문에, 이 직업을 버릴 수가 없어. 게다가 난, 내가 산 물건에는 일찍일찍 질려버리는 성격이거든, 될 수 있으면 오랬동안 하고 싶은 일이야." 마리화나, 샤넬, 필립 모리스, 입셍 로랑, 휴고 우먼, 70년대, 도어스, 짐모리슨, LightMyFire, 놀라운 식성, 부분세탁, 반품된 수입품... 그녀를 인식하게 하는 단어들이 점점 늘어난다. 그녀는 어떤 단어들로 나를 인식하고 있을까? 도어스, 짐모리슨, 70년대, 스파게티, 현금인출기, 혜화동, 소심한 놈...그런 식? 4.6 영화도어즈 # 집이 어디인지 바래다 주겠다고 할 시간은 이른바, 심야가 된 시간이었다. 혜화동길을 한참을 지나가서 가로등들을 벗어난 부드러운 어둠 속에 가려져서인지, 마리화나의 연기와 그녀가 이전에 추었던 춤의 동작이 자꾸 그녀의 실루엣과 겹쳐보였다.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전화기너머의 목소리 톤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처럼, 잘 들리지 않는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가까이 있었어도, 왠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먼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한걸음만 내 쪽으로 걸음을 옮겨와도, 그녀가 한달음에 달려오기라도 한 듯이 온몸이 긴장되었다. 나도 모르게 희미한 어둠 아래에서 그녀의 부드러운 몸의 선과 나의 그림자가 겹치는 순간만을 고개숙이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같이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늑골 밑까지 울리면서, 심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들키지 않으려 쉬는 거친 호흡을 한참을 가다듬었다. "이제 집에 가야할 시간이 아닐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사실은 이것이 아니었다. "집이 어디니?" "면목동" "2시간 정도 걸리겠구나" "너는?" "문정동" "처음 들어보는 동네야" "..." '술이나 한잔 더 마실까?, 집까지 바래다 줄까?' 소리는 입에서 맴돌지만 나오지 않는다.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을 때, 어둠 저편에서 흐르는 알 수 없는 끈끈한 공기 같은 것이 뺨을 스쳐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대낮의 태양에 데워진 공기가 화끈하게 달아올라 있을 나의 빨간 뺨에 닿았으리라. 그리고 그 공기 아래로 작은 진동이 그림자를 타고오르듯이 천천히 다가와 귓가를 때렸다. 잠시 침묵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우리 도어즈를 보자." "왜?" 내가 왜 이런 답변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물어보고 싶다. "너를 처음 볼 때부터 내내 그영화를 함께 보고 싶었어" (Roman's Story, 헌터D씨와, 까르페디엠씨의 +수정) [헌터D씨의 개인 위키 http://ost25.cafe24.com/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