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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7월 10일
영화를 보지 않고 영화 감상문을 쓴다는 것은 아무래도 웃긴 일이 될 것이다. 보지도 않은 영화를 그냥 몇가지 주워들은 바와 광고 영상을 토대로 이런저런 화제들을 기반으로 영화 감상문을 쓰는 사람들을 가끔 보다보면서 든 생각이다. 밤 10시경, 슈퍼맨 리턴즈를 기를 쓰고 찾아가 본 뒤에 이렇게 글을 쓰려고 하는 나자신은 그럼 그것보다는 조금 나은 상태인지?
글을 쓰고 싶었다. 오랜 시간 그냥 비워둔 이 공간에 글을 한 점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소재는 슈퍼맨 리턴즈로, 하지만, 몇가지 웹상에서 주어들은 이야기들과 광고, 기타 수없이 많은 가쉽들, 재미없다, 재미있다 이 두가지로 양분되고 마는 영화에 대한 평판들. 그것들은 마치 한 인간에 대해서 쭈악 훑어보고, 몇가지 이야기 들어보고, 행동거지 하나 바라보고, 판단 내리는 수많은 편견들의 파편들과도 같다. 여기에 기대어서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으므로, 마땅히 글을 쓰기 전에 영화를 봐야겠다는 당위가 생기고 말았다.(물론, 이 과정에서 나는 나의 편견을 은연중에 옹호하고 있다.) 쓰고보니 위의 이야기조차도 웃긴다. 영화를 보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 것도 아니고,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 소재를 슈퍼맨 리턴즈로 정하고 난 덕에 어쩔 수 없이 그 영화를 보러갈 수 밖에 없었다니.......이 얼마나 초보, 아마추어티를 벗어나지 못한 영화 평론가의 이야기인지. 말을 줄이고 줄여서,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이 긴 글 읽어주며, 나에 대한 애정 드러내줄 사람 하나도 없을게 뻔한 현실에 맞게 글을 쓰자면, 영화에 대한 감상은 나 자신에 대한 자조에 가까운 내용이 전이되는 형태가 된다. 슈퍼맨 리턴즈는 마치 위의 과정과도 같이 본말전도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아주 안타까운 오마쥬이다. 브라이언 싱어가 엑스맨 3를 포기하고 손을 대었다는 것이 이 영화에 대한 그의 경외감과 욕심, 야망을 담은 작품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지만...유감스럽게도 그런 작품은 되지 못했다. 내가 본 바는 이것이다. 이제부터는 글이 길어진다. 이 줄 윗까지만이라도 어렵게 보았던 분들은 더이상 보지 말고 그냥 다른 페이지로 가주셔도 좋다. 아랬글은 단지 사족에 불과하니까... 1. 영화사측의 입장. 베트맨 다시 만들어져서 뜨고, 스파이더맨도 만화 토대로 다시 만들어져서 떴음, 킹콩도 성공했고, 헐크도 썩 나쁘지 않은 흥행을 했음, 엑스맨도 괜찮았으니, 아하, 슈퍼맨 다시 만들면 정말 괜찮겠구나......자, 슈퍼맨 만들 팀을 구성해보자. 2. 감독의 입장. 슈퍼맨을 다시 영화화 시키고 싶다. 어떤 영화사든 나를 섭외한다면, 상상을 훗가하는 작품을 만들어 흥행성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겠다. 3. 스탭들의 입장. 이전 슈퍼맨 영화의 스토리 보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슈퍼맨 1.2편 당시의 전세계적인 흥행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를 만들어보자. 4. 배우들의 입장. 크리스토퍼 리브의 명성과 진 헥크만 등등의 슈퍼맨 전편들에 출현했던 배우들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연기로, 스크린을 물들이자. 최대한 관객들에게 전작 슈퍼맨 이상의 연기를 선사하자. 5. 관객들의 입장. 슈퍼맨 전작을 모독하는 작품이 되어서는 안되고, 그 이상의 장엄한 스토리 보드와 기상천외한 연기, 상상을 뛰어넘는 영화적 스케일, 신선한 영화적 효과들로 가득한 영화를 기대한다. 슈퍼맨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이를 보자.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들이 영화를 향해 기울여져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한 부분들이 있었다. 슈퍼맨 전작들의 감동이 사람들의 내부에 절절히 남아 있었을 때는, 너무도 옜날이었다는 것을. 80년대를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들로 영화관은 가득하였고, 소재에 대한 절실함으로 영화관에 않은 나같은 인간들만이 약간의 경외심과 가슴 두근거림을 가지고 앉아 있을 뿐. 대다수의 젊은 관객 여러분들은, 장엄하게 슈퍼맨이 감동을 느낄 이유를 영화의 시작부터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는 일단,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너무도 희화화 되어버렸다. 옷 바깥으로 팬티를 입고 있는 우수운 캐릭터. 너무나 미분화 되어 장기에 걸쳐서 다시 재방되고, 재 해석된 수많은 아류 시리즈들과 더불어, 악당 렉스 루터의 정체성도, 슈퍼맨 자신의 정체성도 사람들에게 이전과 같은 일종의 무게감을 선사할 수 있는 대상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는 강조한다. 그의 영웅성을 그리고 그의 장렬한 희생정신을, 그리고, 외계로부터 주어진 사명. 지구인들에게 정의의 빛을 제시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하는 슈퍼맨. 일면 윤리적인 구도이나 너무도 웃긴 것은 자기 자식을 자기가 키우지 않고, 사랑했던 여자의 집에 두고, 자기자신 아닌 다른 아버지가 키우도록 내버려두는 아주 우수운 상황을 영화 말미에 남겨 놓는다. 그 와중에 고집스럽게 나타나는 것은 사랑하는 여자가 담배를 피우려할 때마다 나타나저 담배피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 아, 지구인을 위해 외계 생명체가 선사하는 윤리의 최고봉은 단연 금연이었다. 사랑하는 여자와 사랑하는 자식에 대한 의무를 방기하고 세계를 지키러 다니는 슈퍼맨은, 중남미와 필리핀에도 나타나 지구를 지킨다고 한다. 모든 것이 범 미국권이다. 북한에서 벌어지는 기아도,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국지전들,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전쟁들, 테러와 수많은 기업들의 오염물질 배출의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다. 슈퍼맨은 자기가 지키고 싶어하는 것들만을 지키고 싶어할 뿐이다. 그것도 아주 요령좋게 박수 갈채를 받으며 영웅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들만을 대상으로, 사람들의 영웅시를 당연하게 여기고, 자기 편한대로의 삶을 즐긴다. 무책임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팽게치고, 자기가 살던 행성을 찾아 날아갔다 왔는데, 그 여행의 여정이 어떠했는지는 제대로 이야기 하지도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당당하게 책임질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고민도 없다. 그냥 어려울 때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하고 있을 뿐이다. 영웅은 범인의 삶을 살 수 없다는 묵계 속에, 그의 이 무책임한 행동들이 용서되는 것이다. 소재는 절대 최강의 슈퍼맨이므로, 그 소재 자체에 대한 자성이나, 그의 영웅성에 대한 비난과 지적은 영화 속에서는 유일하게 렉터에게만 허용된다. '쫄쫄이 옷 입고다니는 자식'. 소재의 가치가 주도면밀하게 평가되지 못했다. 이것이 영화 자체가 갖는 한계이고, 그 자체가 주도면밀하게 조사되고 평가되지 않은 탓에, 배트맨 비긴스가 갖는 웅장함이 어떤 의미를 갖고 무게감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들을 상당수 상실한 작품이 된 것이 슈퍼맨 리턴스이다. 슈퍼맨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바로 슈퍼맨 영화를 다시 만든다라는 상황만 강조되었던 것이다. 영화가 재미없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의 핵심어로 끝난다. 박제가 된 슈퍼맨을 생동감있게 만들려고 한게 아니라, 박제 그대로 질질 끌고 공중에 던지고, 대사를 내뱉고 화면을 응시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리메이크 작을 보는 그 누구도 죽어버린 전작의 소재가 가진 이미지에는 감동하지 않는다. 오로지 살아있는, 새롭게 부활한 이미지에만 감동하게 되는 것이다. 브라이언 싱어가 소환한 것은 죽어버린 슈퍼맨이었다. 재해석과 창조의 가능성을 절묘하게 놓쳐버린 슈퍼맨은 그럼으로써, 영화가 상영되기도 전에 죽어버렸던 것이다. 영웅의 죽음에 심심한 조애를 표한다. 죽었어도 어느정도의 흥행은 보장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영화에 대한 애정이나 수퍼맨에 대한 매력의 재발견으로는 파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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